누군가의 거짓말을 밝혀내는 재능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왔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을 가까이 두고 산다는 건…… 상당히, 매우, 꽤 불편한 일이다.
-나 : 탐정, 내가 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누군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때는 확실한 근거가 없으면 안 된다고.
-탐정 : 확실한 근거라, 당연하지. 뭐부터 얘기해 줄까?
나는 점점 붉어지는 안색을 숨길 방법이 없었다. 탐정은 나의 거짓말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래, 맞다. 범인은 나였다. 탐정이 주문한 지역 특산물 빵을 몰래 먹어치웠다.
현관 앞에 놓여있던 택배 박스를 누군가 훔쳐간 것 같다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탐정은 택배가 현관 앞에 배달됐던 시간대에 내가 집에 있었다는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와는 반대로 나는 절묘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이 거짓말을 완성하려고 했고.
어디서부터 실수가 있었던 것일까?
-나 : 다시 얘기하지만 나는 지난 수요일, 8시부터 10시까지 외출 중이었다고. 행선지는, 멋진 남산 뷰가 보이는 OO레스토랑.
-탐정 : 그런데 그 OO레스토랑은 매주 수요일마다 쉬지. 그걸 모르고 잔뜩 기대하고 갔다는 것도 웃기고, 결국 허탕치고 돌아온 셈이라 자네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참 의심스러워.
-나 : 그러게 나도 아쉽네. 내가 외출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지만, 외출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군.
-탐정 : 이것 하나만 물어보지. 남산 뷰의 레스토랑이라면 레스토랑에 가는 길에서도 남산이 보였겠지?
-나 : 그, 그럼. 당연히 보이지.
-탐정 : 남산타워도 보았겠군? 요즘은 서울N타워라고 부르던가… 아무튼. 남산타워는 어떻게 보였나?

-나 : 어떻게 보이긴, 밤이니깐 조명을 밝혔더군. 파란색이었나 초록색이었나 자세하게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탐정 : 그래? 정확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네. 한 가지만 더 얘기하지. 지난 수요일은 미세먼지가 최악이었던 날이야. 이런 날은 집에서 쉬는 게 최고라고 얘기했던 게 분명히 기억나는데 공교롭게도 자네나 나나 모두 외출을 했군.
이어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하더니… 탐정은 이제 사실을 털어놓으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대체 나의 거짓말은 어떻게 간파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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