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그런 건 이제 버리는 게 어때? 요술 램프도 아니고 낡은 다리미 같은 건 아무리 닦아도 쓸 데가 없다고.”
“당연히 다림질이지.”
그만큼 탐정에게는 소중한 물건이라는 뜻. 물론 얼마 전 내가 작동시켜봤다가 집을 태워먹을 뻔한 일은 비밀이다. 아마 이 다리미는 쓸모없게 된지가 오래됐을 것이다.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이 다리미는 10년도 넘게 나와 생사고락을 같이 했다고.”
이런 고물을 10년 동안이나? 그리고 대체 어떤 의미에서 다리미가 생사고락을 같이 할 수 있는데?
“못 믿는 얼굴이군. 예를 들어주지. 1년 전쯤, 우리가 함께 살기 전의 일이야. 내가 살았던 원룸 건물에 빈집털이 사건이 있었어. 정말 무더운 여름밤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더위를 잘 견디는 나도 그날만큼은 에어컨을 계속 틀고 있었으니까. 덕분에 복도의 계량기들이 아주 쌩쌩 돌아가던 그런 밤이었어.”
그런데, 족집게처럼 빈집을 잘 털어가던 도둑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탐정이 있던 집에도 들어왔다는 것이다.
“도둑이 현관 열쇠를 멋대로 따고서는 거실로 들어오더군. 그런데 나를 보고는 정말 귀신이라도 본 듯 소리를 지르고 기절해버렸지. 정전된 상황이라 실내는 꽤 어두웠어.”
“탐정은 혹시 그때 뭘 하고 있었어?”
“당연히 다림질이지.”
“아, 한 가지 더. 도둑이 집에 들어왔을 때 작게 내뱉었던 말이 있었어.”
도둑은 왜 빈집이 아닌 탐정의 집에 쳐들어오는 실수를 저지른 것일까?
“어? 시원하네, 라고. 뭔가 놀란 느낌이었지.”
“흐음…… 그거 참 이상하군, 족집게처럼 빈집을 털던 도둑이 탐정 자네가 있는 집에 멋모르고 들어왔다는 점. 둘째, 시원하다며 놀란 말은 또 뭐지? 끝으로 자네는 불이 꺼진 거실에서 다림질은 대체 왜 하고 있던 거야?”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는 탐정. 이미 모든 단서는 줬다는 표정, 오호라, 맞춰 보라 이거야?
도둑은 왜 빈집이 아닌 탐정의 집에 쳐들어오는 실수를 저지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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